휴대전화로 찍어서 사진이 많이 흔들리고 흐릿하네요. 그냥 단순히 거리로 나가서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어떤 생각으로 거리로 나왔는지 어떤 모습들로 집회에 참여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모였는지 대충 이런 것들이 궁금했거든요.
6.10항쟁 기념일이라서 그런지 꽤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촛불 행렬은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길었습니다. 다들 집회에 참여했다기 보다는 더위를 피해 마실 나온 사람들 마냥 선선한 밤공기를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지하철 역 위의 모녀는 무엇때문에 저리도 위험한 곳에 올라가 '이명박 타도'를 외치고 있는 것일까요? 무엇이 저들을 광장으로 이끌었는지가 걷는내내 머릿속을 어지럽혔습니다.
얼마 걷지 않아 유원지나 공원근처에서 볼수 있을 법한 장사치들을 볼수 있었습니다. 양초를 파는 할머니도 보이고, 촛불소녀가 그려진 붉은티를 판매[정확히 판매하는지 무상으로 나눠주는지는 확인을 해보진 않았음]하는 사람도 보이고, 생수와 먹거리를 파는 포장마차도 눈에 띄었습니다. 서민들 먹고 살려는 모양새가 이런 진중한 곳까지 상혼으로 물들어 있다는 생각에 머릿 속이 다시 한번 아득해져 왔습니다.
오마이뉴스 생중계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앞에 모여있더군요. '우리들의 목소리가 이렇습니다.''왜 모르십니까'라는 표정으로 환호하는 무리들이 활기가 있어 보였습니다.
촛불의 인파들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골목골목과 인도너머로 붉은 불빛이 퍼져 대학축제의 한자락에 와 있는듯 착각할 정도였으니 말이죠. 중앙선은 자발적으로 해산한 사람들이 자리를 뜨기 전 놓아둔 촛불이 길게 놓여져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촛불행렬의 불길은 소통을 가로막는 명박산성[컨테이너]에 가로 막혀 청계광장으로 휘어져 종로 3가까지 뻗어 있었습니다. 누군가 주도한다기 보다는 분위기에 몸을 맡기고 참여하고 싶은 만큼만 행진하는 풍경이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저 멀리 풍물패의 신명나는 한판 소리도 들려오고 마우스를 질질끌고가는 기발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대학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습니다. 서울대를 비롯 몇몇대학 총학의 깃발도 큰 무리를 이끌어 내고 있더군요. 물론 아고라의 거대한 깃발도 방송에서처럼 거대한 상징처럼 펄럭였습니다. 따로 정해놓은 형식없이 여기저기 구호가 연신터져나오기 시작했고 한번도 본적없고 대한적 없는 시민들은 그렇게 촛불아래 한목소리가 되었습니다.
도로를 따라 이어진 가게들과 먹거리 포장마차들은 대목을 맞은듯 했습니다. 편의점은 아예 얼려진 생수판매대를 가게 가판 앞에 설치해 놓고, 구호를 부르다 목이 마른 시민들의 목마름을 해갈하는 창구 역할을 하였습니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도 여전히 자리를 뜨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고, 지치면 길가에 걸터 앉아 잠시 쉬어가는 무리들도 늘어났습니다. 아예 텐트를 준비한 시민도 보이고 시원한 맥주로 갈증을 달래는 모습도 이채롭더군요.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돌아서야 한다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많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려는 당초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한듯 싶었습니다.
나라 꼴이 참으로 흉흉합니다. 제발 감은 눈을 뜨고,막힌 귀를 뚫었으면 좋겠네요. 그간의 100일 충분히 실망스럽고 고통스러웠습니다.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다짐은 별거 없습니다.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깨달아야 합니다. 이 나라가 진정 누구의 땅인가를 다시 한번 상기하고, 뿔난 시민의 분노폭발은 소통하기를 포기한채 입만 살아 나불대는 정부탓이라는 자책을 골백번 하는 일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 하나 얽힌 실타래를 풀기에 갈길이 멀어 보이지만 하나하나 차근히 현안을 풀어나가야만 합니다. 보여주기위한 제스츄어는 그만. 뒤로 호박씨까기도 그만입니다. 제발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결론은 닥치고 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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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결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것을 대부분은 아는 듯 합니다.
2008/06/11 18:27저도 물론 참여했습니다만, "이명박 탄핵" 과 "미국산 소고기 재협상"은
이제 그거에 대해 외치기만 할 뿐 "이뤄진다"라는 생각은 버린 분들이
촛불 집회에 참여한 분들 중에서도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PS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가끔 제 블로그에도 들려주세요.^3^/
거기까지가 한계라 할지라도 의미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칙이 인정되고 상식이 살아있는 나라를 바라는 마음을 밝힌것 만으로 제게 충분한 촛불집회였던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가끔 들르도록 할께요. :]
2008/06/11 22:05마지막줄이 곧 내용........
2008/06/11 19:29이군요.... ㅠㅠ
촛불 파는 아줌마는 정말 무섭습니다...
좀만 더 가면 나눠주는데 ㅠㅠ
사실 그 말이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 나니 그래도 후련하네요. 촛불은 정말이지 좀만 가면 나눠주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그래도 아주머니 많이 파셨더라구요. 사실 그런게 어디 중요했겠습니까? ㅎㅎ
2008/06/11 22:096월11일 SBS 뉴스추적
2008/06/12 00:06'재협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여러가지 신빙성 있는 근거를 내놓고 있네요.
SBS가 웬일일까요?
2008/06/12 00:29SBS(시방새)니까요. 일단 언발에 오줌누기로 하면 그래도 촛불이 꺼질거라고 생각하나보죠.
2008/06/12 14:27다들 가슴이 뜨겁고 답답해지니까 견딜 수 없어서 나온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특별한 이유를 가져다 붙이면 이유야 많겠지만 행동은 결국 마음에서 나오는것이 아닐까요?
2008/06/12 14:27가만히 돌아보면 제맘도 그와 다르지 않았던 것 같네요. 오늘 추가협상을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네요. 꽁수가 아닌 진정 깨달음에서 오는 행동이길 바래봅니다.
2008/06/12 18:27저는 출퇴근을 시청역에서 하는데요~
2008/06/12 15:55퇴근길에 초랑 깃발이랑 물을 받았답니다. ㅋㅋㅋ
요즘 힘드시겠어요. 어제 얼핏 뉴스를 보니까 청와대 근처에 사시는 분은 아주 퇴근이 고역이시더라구요. 몇km되는 거리를 걸어서 퇴근하는건 기본이고 대문앞을 가로 막은 닭장차와 불시검문등으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내용의 보도였어요. 하루 빨리 이사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2008/06/12 18:29잘계셨나요^^?
2008/06/12 19:18넵 티아님도 잘계셨죠? :]
2008/06/13 00:15닥치고 재협상!!
2008/06/12 22:40국민은 외롭습니다... 스스로 나서고 스스로 알리고 스스로 소리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 걸까요. 쇠고기가 이런데 다른 건 또 어떨지ㅋ
오늘 친구랑 술을 한잔 마셨습니다. 쇠고기 협상 관련 이야기가 우연찮게 나왔는데 인터넷과 언론에서 이야기되는 국민적 광분이 친구녀석에게는 어디 먼나라에 일이더군요. 그래서 더욱 외롭더라구요. 주요 논점이 내가 이런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더운 날씨 잠을 이룰수가 없네요.
2008/06/13 00:20재협상....
2008/06/12 23:23분명히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렇게 까지 원하는데 꼭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보다 미국이 먼저 나서서 해결해주면 좋으련만..
그럴 일을 또 없겠죠;;;
여러모로 내우외환에 처한 우리나라 인 듯 해요 ㅠㅠ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재협상을 이끌어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생존권을 미국에 의지한다는 것 자체가 굴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정부는 추가협상을 운운하고 있습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안의 변화 없는 추가협상 스리슬쩍 넘어가려는 꽁수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2008/06/13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