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일기

설익은 공포 디아이(THE EYE)

영화 2008/05/16 13:58 by 비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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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의 성패는 강약 조정에 있다. 관객을 쥐락펴락 호흡과 템포를 적절히 조절해나가는 것이 잘만든 공포물의 관건이다. 공포의 발화점이 캐릭터가 될지, 사건이 될지, 분위기로 조성된 감정이입에서 오는 상상력이 될지 여부에따라 공포의 종류가 달라진다. 어느 정도 수위의 강약과 속도로 진행할 것이며 공포를 체험할 캐릭터와 관람자사이의 거리를 어느정도에 두느냐에 따라 공포의 수준 또한 급을 달리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소리를 지르게 될 것인지, 서서히 입쪽으로 손을 가져갈 정도의 공포가 가늘게 길게 이어질지는 대게 이를 염두에 두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본격적인 공포영화시즌에 앞서 설익은채로 당도한 디아이. 초반은 좋았다. 귀에 거슬리는 효과음을 제외하면 자연스럽게 엄습할 공포에 대한 준비과정은 꽤나 착실하다. 움찔할 수 밖에 없는 몇몇 장면은 이 착실함에서 비롯한다. 특히나 눈을 뜨고 난 직후의 거울씬, 엘리베이터 씬이라든가 오븐씬은 일상에서의 가장 원초적인 공포괴담들을 그대로 옮겨온듯해 섬뜩함의 깊이가 더하다. 모골이 송연한 순간과 안정을 되찾은 시퀀스 사이가 제법 균형 있다.

하지만 문제는 중후반부터다. 갑자기 느슨해진다. 더이상 새로울 것도 없고 내세울 것 없이 늘어진 공포는 하품으로 변한다. 공포스런 공기속에 있던 관객을 조여둔 끈이 느슨해진 느낌을 받는다. 끝을 미리 예견해버릴 정도로 앞서가는 관객들은 공포의 끝마저 재촉할지 모른다. 그나마 재시카알바가 아니었다면 서늘함은 커녕 짜증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을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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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원작 디아이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2002년 원작 디아이의 영광을 답습하고 싶어서였을까. 동양공포물의 전형적인 외피를 두르고 있다. 특히나 동양적 정서인 한[恨]에 얽힌 사연과 그를 둘러싼 에피소드를 풀어 놓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 연결고리를 통해 해결해야 할 궁극적 갈등의 실마리를 풀어 놓는 방식이다. 전체적으로 돈 꽤나 틀어 부은 환상특급같은 영화에 머무른다.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의 블록버스타화란 수식이 오히려 어울릴 수준이다.  리메이커의 원작인 동명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의도인지, 연출의 한계인지는 모르겠지만 2002년 원작 디아이의 공포에 신선한 맛을 기대할 관객이라면 리메이크 디아이는 분명 찐맛없는 공포물로 기억될 것이다.

입소문에 기댈수 없을 디아이가 차선으로 선택할 카드는 현재로선 오직 제시카알바를 간판으로 우려먹는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덧 : 시사회의 기회를 제공해주신 박군님에게 감사드리며 리뷰를 바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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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리뷰] 디 아이(The Eye, 2008)

    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Story  삭제

    이런 도시괴담은 어릴적에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 눈먼 이가 각막이식을 통해 세상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다시 세상을 보는 순간 그는 산 사람 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도 보게 되었다. 그것때문에 불안에 떨던 그는 수소문 끝에 각막의 원주인을 찾는데... 원주인은 한 무당의 딸로, 신내림을 받기를 거부하다가 끝내 신열로 죽게되고, 그녀의 각막이 그에게로 이식된 것이다.' 2002년 작 홍콩영화인 팽 브라더스의 "디 아이"를 리메이크 한..

    2008/05/16 17:17
  2. Subject: 전작의 느낌을 제대로 못 살린 '디아이'

    Tracked from GOLDLITE Info.  삭제

    시사회 이벤트 당첨자를 대상으로 하는 리뷰라는 생각에 글을 써도 되나 망설였으나 개인적으로 원작 '디아이'를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던 사람으로서 간략한 느낌을 쓰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다지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나 공상과학과 관련된 영역이나 신비한 무엇을 알게되는 그런 영화라면 상당히 관심있게 보는 편입니다. 대다수 그런 환타지성 영화들은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과학적인 상상을 넘는 일이 많기 때문에 공포감보다는 놀라움으로 영화를 보기도 합니..

    2008/05/18 00:59
  3. Subject: 솔직담백하게 쓴 리메이크 공포영화 [디아이, The eye] 시사회 리뷰

    Tracked from Fiat justitia, ruat caelum.  삭제

    프레스블로그 디아이 시사회에 당첨되어 5월15일,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9시에 공익근무를 마치고 할 일 없던 친구와 같이 보게 되었다. ㄷㄷㄷ 언제까지 남자끼리 영화를 보아야하는 것이란 말인가/버럭/ 제시카알바주연의 공포영화라는 정보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약간은 음침한 기분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8시까지 티켓을 받으러 오면 드레스코드를 블랙으로 맞춘 사람에게 깜짝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였다고는 하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늦는..

    2008/05/18 12:49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가별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08/05/16 15:14
    •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만일 연인이 있으시다면 함께 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저처럼 까칠한 관객이 아니라면 볼만은 한 영화입니다.

      2008/05/16 23:33
  2. BlogIcon 여름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덜덜;; 공포영화는 싫어해서 ㅠㅠ/// 안보겠지만
    리뷰 읽어보면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팍 없어지네요.

    2008/05/16 18:35
  3. BlogIcon 주성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시간동안 알바를 볼수있다면
    긴급조치19호라도 상관없어!
    ..

    2008/05/16 20:46
  4. BlogIcon popp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그 귀에 거슬리는 효과음이 싫고, 피 나오면 이상하게 힘이 쫘~~~악 빠지는 병? 이 있어서 어지간히 땡기는 영화가 아니면 공포물은 자제 하는데요...

    이 영화는 비트손님 핑계대고 안 봐야쥐 ㅋㄷㅋㄷ.

    내가 이영화 안 보는 이유는 이 비트손님의 리뷰때문이라눙~

    2008/05/16 21:28
    •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괜히 영화에 선입견을 가지게 한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다음부터는 추천작만 리뷰를 써야할 것 같군요.^^

      2008/05/16 23:41
  5. BlogIcon Meritz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초반까지는 상당히 공포감을 느꼈습니다만,
    중반은 왠지 어린 시절 많이 해본 호러액션어드벤쳐 게임의 느낌이었고
    후반은 좀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같은...
    그래도 영화를 보는 눈이 없어서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님의 리뷰를 읽어보니 아 그렇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예리하십니다^^

    2008/05/18 12:49
    •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함께 보신분도 데스티네이션에 닮아있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사실 그닥 영화보는눈은 나을 것이 없답니다. 그냥 영화보고 사람들이랑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길 좋아해서요. 종종 이런 말씀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2008/05/19 10:27
  6. BlogIcon 박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재미없을 꺼란 느낌이 있어 비트손님께 양도해드린 건 아닌거라는 게 아닌게 아닐지 의심하실지는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게 아닙니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으면 알려드릴께요~~

    2008/05/19 10:05
    •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음엔 같이 한번 가요. 그래도 나름 유익한 시간이었지요. 시간이 아깝거나 후회되지는 않았어요. 기대에 비해 부족한 감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2008/05/19 10:29
  7. BlogIcon §..Happy..§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는 내내, 졸음이 쏟아졌네요..ㅋㅋ
    이번에 태국영화 [바디] 개봉하는데, 그거 보러 갑시다!!ㅋㅋ

    2008/05/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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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글 속에 담아내는 일. 쉬운일은 아니다. 모자란 글솜씨로 세상에 족적을 남기려는 것은 두번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마음과 정신의 읊조림을 기록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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