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일기

학창시절 유명브랜드의 청바지를 구입하기 위해 용돈을 아껴 쓰던 것이 기억납니다. 왜냐면 당시 제가 입고 싶어한 청바지들은 학생의 신분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할인된 청바지를 구입할수 있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유명브랜드의 청바지를 판매하는 할인점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할인점에서는 유명브랜드의 상품을 30~50%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할인점이 이 처럼 똑같은 제품, 동일한 브랜드의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품 생산시 발생한 미세한 하자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박음질이 조금 흐트러지게 되었다거나 염색상의 문제가 있다거나, 상표 부착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들이 그 이유에 속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할인점에서 물건을 구입할때는 이것 저것 신경을 곤두세워서 이상유무를 찾아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하자는 좀처럼 육안으로 발견되지는 않습니다. 유명브랜드의 기술력이 거의 하자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도 아니고 그런 하자나 이상을 찾아내려는 내 눈이 세밀하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그것은 청바지 브랜드 회사의 마케팅상의 전략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구매력이 다른 소비자를 겨냥한 세일즈 기법
A와 B라는  학생이 있다고 가정합니다. A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나 돈 걱정없이 자라난 학생이고 B는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치 않은 학생이라고 가정한다면 유명브랜드의 청바지를 구입함에 있어서 동일한 구매력을 가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분명 A라는 학생의 구매력은 B라는 학생의 구매력보다 높은 수준일 것입니다. 따라서 A는 선뜻 자신의 지갑을 열어 유명브랜드의 청바지를 구입할 것이고 B는 이보다 낮은 가격에서만 소비를 결정할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다면 이 둘의 구매력을  만족시키는 세일즈 방식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낮은 B에게 제품값을 할인해 주는 방식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방식은 브랜드가치나 인지도를 하락케하여 A의 구매의사를 감소시킬수 있습니다.  또한 B뿐만 아니라 A역시 할인된 가격에 청바지를 구입하려고 하는 사태가 벌이지고 이것은 판매자 입장에서는 다소 곤란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다른 방식의 세일즈 기법이 요구되는데 이것이 바로 다소간의 하자가 있는 청바지를 B에게 할인가격으로 판매하는 것(하자의 의미는 실제로 하자가 있어서가 아니라 원래는 두제품 모두 동일한 제품이지만 구매력이 다른 고객을 모두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적 마케팅)입니다.

이 방법이 주요하게 먹혀 들어가는 이유는 A는 이미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청바지를 구입하려는 구매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고급브랜드의 청바지 이미지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지갑을 열어 물건을 구매하는데 망설임이 없고 B역시 A보다 낮은 구매력을 충족시키는 할인된 가격(설령 상품의 다소간의 하자가 있더라도 구매를 결정하게 됨)으로 유명브랜드의 청바지를 구입할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유명브랜드의 B급 청바지를 존재하게 만드는 이유인 것입니다. 즉 구매력을 달리하는 고객에 대해서 제품은 동일하지만 A나 B에게 다르게 인지되는 두가지 상품(실제로 동일한 상품이나 다른 품질로 인지되는 상품)을 만들어 두가지 부류의 타겟을 겨냥한 세일즈 기법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구매력의 차이를 이용한 세일즈 기법의 예

1. 조조할인과 영화할인의 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살펴보면 구매력의 차이를 이용한 세일즈의 기법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극장의 조조할인을 들수 있습니다. 극장은 아침시간과 인파가 붐비는 시간에 각각의 가격을 책정해놓았습니다. 물론 이른아침과 같이 손님이 뜸한 시간에는 가격을 할인해 놓습니다. 단 한명의 손님이 들어와도 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극장주의 경우 가격을 할인해 영화를 보고자 하는 낮은 구매력의 사람들을 한명이라도 더 유인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이 조조할인이란것도 수지가 맞지 않는지 상영시간을 대폭 감소 조정하는 극장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주말보다 인파가 적은 주중. (수요일이나 목요일정도)의 하루을 정해 영화할인의 날로 지정하는 극장들도 보입니다.

2. 동네 미용실의 남자 여자 컷트 요금
동네 미용실에 들러 두발을 정리할때마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미용실의 가격 책정은 정말이지 효율적이라는것입니다. 우리동네 미용실의 남녀 컷트요금은 각각 다릅니다. 남자의 컷트요금이 여자의 컷트요금보다 조금 저렴합니다. 앞에서 줄곧 설명해온 구매력에 관한 부분을 이해하신 분이라면 그 이유에 대해 감이 잡히시겠죠?

여자가 남자보다 미용에 대한 정성이나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남자의 컷트에 대한 구매력이 낮기 때문에 요금을 낮게 책정해서라도 손님을 유인해야 하는 것이 미용실의 입장입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남성전용 미용실의 약진이 돋보이는 시기에는 더더욱 요금에 신경써야 할부분이겠죠.

이밖에도 구매력의 차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한 생활 속의 예는 많습니다. 한번 찾아보시는 것도 일상을 즐기는 재미가 아닐까요? 요즘은 양복을 입을 시간이 많아 예전만큼 청바지를 즐겨 입을 일이 없습니다. 그대신 양복 할인점을 찾게되곤 합니다. 아직은 고급브랜드에 대한 저 자신의 구매력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백화점이나 전문매장대신 할인점을 즐겨 찾곤 합니다. 예전에 항상 용돈을 모아 옷을 사입었던것처럼 발품을 팔아 저렴한 옷을 구입하는것도 생활의 작은 즐거움이 되곤 한답니다. 훗날 구매력이 상승하는 그날에도 마찬가지로 검소한 저였으면 하는 것이 제 작은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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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호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이런 글을 호박은 전문용어로(?) 머리가 지끈지끈 맹맹~해지는
    [머.지.맹]글이라고 하죠^^ 하지만 머리에 지식은 쌓이는[머.지.쌓]글
    이라고도 하고욘^^

    완전 전문폿팅인데용~ 흐흐흐^^ 그리고 호박은 지름신이 심라게 강림
    하시는날엔 메이커/비메이커를 가리질 않는 못된습관이 있답니다.
    정신차리고 일어나면 긁은카드 영수증을 부여잡고 3박4일은 울어요~

    꺼이꺼이~ <<< 그소리에 동네사람들 귀신났다고 숨기도 하고요!
    (뭔 소리래? ㅋㅋㅋㅋㅋ)

    날씨가 많이 후덥지근하니 머리도 후덥지근해졌나 봅니당~ 좋은글 잘일고
    가용^^; 다다다다닫다다다닫다다@@@@(/--)/

    2008/07/17 20:23
    •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글이 제게는 의미있는 글이에요. 제가 다른 블로그에서 제일 먼저 포스팅했던 글이거든요. 지끈지끈 맹맹글은 이제 자제해야 겠어요.(^^)

      사무실은 시원한데 밖에만 나오면 땀을 한바가지나 흘리게 되는 날씨네요. 그래도 오늘은 비가 온뒤라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그나마 견딜만 합니다. 저도 배너 훔치러 댕겨와야 겠네요.^^

      2008/07/17 22:26
  2. BlogIcon 바구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차피 죽음으로 가는 길이긴 매한가진데 어떤 담배는 2,500원이고 어떤 담배는 2,000원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려나요...;;;

    2008/07/17 23:35
    •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알기로 담배를 만들기 위한 재료는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 값에 대한 편차가 크다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구매력편차에 따른 가격산정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네요.

      하지만 담배의 경우 궁할 때 (담배 한개피가 없어서 우왕좌왕)는 솔담배든 양담배는 가리지 않고 찾게 된다는..^^:;

      2008/07/18 10:52
  3. BlogIcon popp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며칠전에 예고하시더니 슬슬 경제관련 포스터가 나오는군요~
    저도 경제하면 좀 골치아프단 생각을 먼저 하는 사람인데 비트손님의 포스트를 보고 좀 더 경제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적절한 예를 드시며 경제이야기를 풀어주시니 좀 편하게 읽게되네요^^

    2008/07/18 11:18
    •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가진 지식자체가 "습자지 지식"인지라 좀만 깊이있게 다룰려고 치면 들통나서 안돼요.(^^) 지금 올라온 글들은 예전에 작성한 글들이구요. 조금 수정해서 다시 올리고 있는 중이에요. 기회가 되면 좀 더 쉽게 풀어쓰고 싶어요. 근데 그럴려면 좀 더 공부해야 할거 같긴해요.호응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그래도 보람은 있네요.

      2008/07/18 11:24
  4. BlogIcon 영경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일즈 기법에 관한 예가 전부 마음에 와닿네요. 영화는 사실 게을러서 그런지 조조할인을 안보는데 미용실에서 지불하는 비용은 맞는 것 같아요. 남자들 손님을 잡으면 은근히 좋아요. 저같은 경우에도 매번 머리 컷하는데서 하거든요. 이상하게 머리만큼은 익숙한 곳이 좋아요.

    2008/07/18 15:50
    • BlogIcon 비트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희 회사분 중에서 조조할인만 보시는 분이 계세요. 그리고 저희 아버님 같은 경우 언제부턴가 미용실만 가시더라구요. 이발소를 그렇게 예찬하시던 분인데 말이죠. 저 같은 경우도 서울에 살지만 머리는 항상 대구에서 깍아요. 웬지 내가 늘 가던 곳에서 늘 해오던 머리스타일이 아니면 불안한 그런 마음? 암튼... 덥수룩해도 꼭 대구 내려 갈때 머리를 깍는 편이죠.

      2008/07/18 17:28
  5. BlogIcon 김치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회사 다니면서 디젤 따위의 청바지를 사다가, 백수가 된 뒤로는 다시 싼 청바지들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구매력이...왔다갔다하는건 참 힘들어요 ㅠㅠ

    2008/07/18 23:56
  6. BlogIcon 박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일즈 기법, 이런게 있다는 걸 몰랐네요. 그냥 단순히 이월상품이라 그렇게 파는줄 알았는데 말이죠.
    세일즈 기법과 관련되어서 느껴지는 점을 본다면, 저의 경우엔 도서구매시에 이런게 좀 작용하는 것 같아요. 위 경우와 똑같다고 할 순 없지만, 서점가면 왠지 더 구매욕구가 솟구친다고 할까? 구매욕구를 상승시켜 구매력을 증가시켜준다는.. 생각해보니 이건 마케팅 기법에 가까운거 같네요. ㅎ
    그런 점에서 본다면 구매욕구가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 봐야겠네요.
    웹 서비스를 파는(사용자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겠죠.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부분에서도 세일즈 기법을 적용시켜 생각해 본다면 색다른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겠는걸요? (비로그인 추천?? ㅎ)

    2008/07/19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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